장소 소개
10월항쟁의 현장인 대구 근대골목 일대에는 옛 흔적이 군데군데 남아 있다. 일본식 가옥을 리모델링한 상점들, 지금은 근대역사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조선식산은행 건물, 대구부청이었던 대구시의회 건물이 그렇다. 도로의 배치도 거의 그대로다. 비록 외관은 많이 바뀌었지만, 일제강점기 당시 최고의 번화가였다는 북성로, 대구역에서 쭉 뻗어 나온 중앙통(현 중앙대로) 같은 길들은 모두 예전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10월항쟁의 흔적은 남지 않았지만 항쟁 당시의 거리는 그대로 남았기에 항쟁의 발자취를 따라 걸어볼 수 있다.
첫 번째 길은 청년·학생이 주도했던 ‘시신 시위’의 행진 경로다. 과거 대구의학전문학교(현 경북대 의대)에서 출발해 대구경찰서(현 대구중부경찰서)에서 끝난다. 10월 2일 아침, 청년학생연합이 대구의전에서 시신을 메고 대구사범학교(현 경북사대부고)로 향하는 길에 다른 학생들과 합류해 행진을 시작했다. 대구사범학교는 박정희가 나온 학교이기도 하다. 현재 옛 본관이 역사관으로 쓰이고 있다. 시위 행렬이 걸었던 경로는 대구사범학교부터 대구초등학교를 지나 반월당역 사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돌아 경상감영공원으로 이어지는 길인데, 이 길이 바로 중앙통이다. 경상감영공원 사거리에서 왼쪽으로 가면 바로 대구중부경찰서(옛 대구경찰서)가 나온다.
대구의학전문대(현 경북대 의대)
대구사범학교(현 경북사대부고)
대구사범학교에서부터 대구형무소 터에 지어진 삼덕교회와 ‘기아 시위’가 벌어졌던 대구시청을 지나는 길로 걸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대구형무소의 흔적은 거의 남지 않았지만, 교회 본관 뒤편에 형무소 담장 일부를 떼어내 만든 작은 기억공간이 있다. 삼덕교회에서 조금 더 올라가 국채보상운동공원을 지나면대구시청이 나온다. 시청 옆 대구시의회 건물이 바로 옛 대구부청이다. 이 앞에서 부녀자와 아이들 위주로 모인 빈민들이 ‘기아 시위’를 벌였다. ‘기아 시위’는 10월항쟁 이전부터 이어졌던 가장 격렬한 시위 중 하나였다. 1946년 초부터 적게는 수백 명에서 많게는 수천 명까지의 빈민들이 대구부청 앞에 모였다. 10월 2일 빈민들은 이곳에서 시위를 하다 일부는 경북도청으로, 일부는 대구역 광장으로 가 시위를 이어갔다.
삼덕교회 내 대구형무소 기억 공간
대구부청(현 대구시의회)
대구시청 사거리에서 왼쪽으로 가면 경상감영공원을 지나 대구경찰서에 도착한다. 대구경찰서 앞 사거리가 바로 청년학생연합과 노동자, 빈민, 그리고 행진 대열에 참여한 수많은 시민들이 모였던 공간이다. 죽은 노동자에 대한 애도와 미군정에 대한 분노,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였다는 벅찬 감정이 한데 모여 구호와 외침으로 표출되었다.
대구경찰서(현 대구중부경찰서)
두 번째 길은 대구역에서 출발해 대구경찰서에서 끝난다. 너른 광장이었던 대구역 광장은 이제 지하도로가 뚫리고 커다란 건물이 들어서 당시의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해방 이후부터 대구역 광장에서는 수많은 대중집회가 열렸다. 10월 1일 경찰의 발포 사건도 대구역 광장에서 벌어졌다. 대구역 앞을 가로지르는 태평로를 따라 왼쪽으로 300m 정도 내려오면 현대오일뱅크 주유소와 온그린푸드 건물이 나온다. 10월 2일 경찰과 시위 군중이 대치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 속의 현장이다. 사진 속 왼쪽 건물이 삼국상회로 현재 주유소 위치이며, 오른쪽 건물은 조선운송주식회사 대구지점으로 지금의 온그린푸드 위치다. 경찰이 엄폐하고 있는 곳은 현재 대구 콘서트하우스(옛 대구시민회관) 쪽으로 보인다. 대구역에서 태평로를 거쳐 대구경찰서로 향하는 길은 대구부청에서 ‘기아시위’를 벌이던 부녀동맹이 ‘시신 시위’에 합류하기 위해 이동했던 길이기도 하다. 이 길을 지나 노동자 집회에 참여했던 사람들과 부녀동맹 등 ‘기아 시위’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시신 시위’ 행렬에 합류했다. 첫 번째 코스는 약 2km, 두 번째 코스는 약 1km다. 짧지는 않지만 도보로 걷기에는 충분하다. 항쟁의 경로를 따라 걸으며 그 길 위에서 무엇이 남았고 사라졌는지, 또 복원되어야 할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을 던져보는 것도 좋겠다.
지금의 대구역 앞. 건물과 도로가 들어서면서 광장은 사라졌다
부녀동맹 등 ‘기아 시위’행렬의 행진 모습
태평로에서 대치 중인 경찰과 시위 군중. 시위 군중은 길 건너에 무리 지어 있다. 군중이 등지고 선 왼쪽의 건물이 삼국상회(현 현대오일뱅크 주유소 위치),오른쪽의 건물이 조선운송주식회사(현 온그린푸드 위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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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경산
영천












